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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래밍/Thinking

요즘 하는 생각

카카수(kakasoo) 2023. 2. 2.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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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데이터는 언제나 옳다. 데이터를 보고 아니라는 답이 나온다면, 아닌 것을, 억지로 하려고 하면 필연적으로 망할 뿐이다. 가끔 데이터를 제공해줘도 "아직 안 해봤잖아" 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을 본다. 이런 이들은 직접 행하고, 물론 그것도 재능이겠지만, 하고 나면 필연적으로 망해 있는 것을 학습 비용으로 여긴다. 또 실패할 것을 염려하는 사람들을 시니컬한 사람으로 여긴다. "해봤어?" 라는 말로 성공 신화를 써내려간 전설적인 기업인도 있지만, 만약 그런 물음을 듣는다면 나는 해보진 않았지만 해본 것을 봤다 정도는 말할 수 있겠다.

 

2.

고객의 목소리를 듣는 것은 좋다. 비록 그게 데이터가 아니라서, 통찰을 정제해낼 수 없는 정보라고 하더라도, 듣는 행위 그 자체만으로도 고객에게 존중받는 느낌을 줄 수 있을 테니, 좋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하지만 고객의 목소리를 듣는 것과, 방어적인 태도가 함께 해서는 안 된다. 고객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말은, 고객이 우리에게 심한 경우 욕설을 섞을 수도 있다는 전제로 말해야 한다.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라면 그 욕설을 "개선 사항"으로 받아 들여야 한다. 물론 고객이 말하는 해결법을 곧이 곧대로 들을 필요는 없다. 때로는 린스타트업을 신봉하는 팀이 이런 말을 할지도 모른다. "일단 해보고, 유저의 반응을 보고 진행하자." 하지만 이 말을 하면서 방어적인 태도를 취한다면 고객의 목소리는 커녕 아무런 반응도 끌어내지 못할 것이다. 고객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고객에게서 최대한 가까이에서 기능을 설계함으로서 가능하다. 기능 설계 뿐만이 아니다. 마케팅, 영업으로 치면 고객에게 다이렉트로 전화를 거는 일이다. 고객이 화날 수도 있으니 문자로만 일단 물어보고, 반응을 지켜본다는 대응이 적절하다고 보는가.

 

3.

어떤 사업이든 본질적으로 돈을 버는 일이다. 하지만 이런 말은 커머스와, 고객으로부터 돈을 받아야 하는 서비스 제공업의 본질에서 거리를 두는 말이다. 돈은 버는 것이 아니다. ( = 만들어내다. ) 상대가 지불하는 것이고, 우리가 받는 것이다. 당연 상대는 지불해야 하고, 또한 지불하고자 해야 한다. 상대가 돈을 지불해야 한다면 당장의 돈을 벌 수 있고, 지불하고 싶어 한다면 앞으로도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특징에서 벗어나서 "돈을 번다"는 말만 해버리는 것은 마치 성공을 고객 없이 우리의 잘난 점으로만 치부하는 것처럼 들린다.

 

4.

목표가 실패했다면 대책이 필요하다. 하지만 대책보다 더 중요한 것이, 실패를 인지했다면 그걸 얘기하는 것이다. 실패한 이유는 무엇인가, 어떻게 이걸 만회할 것인가. 더 지속해야 하는가, 아니면 이건 포기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하는가. 이것에 대해서 논의해야 한다. 논의가 아니더라도 그걸 인지하고 있다고 말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잘 알고 있고, 모두들 염려와 걱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것도 알고 있다. 나름대로 생각한 바가 있으니 추후에라도 공유하도록 하겠다, 딱 그 정도의 답변이라도 하지 않으면 결속이 깨진다. 실패에 대한 피드백을 말하지 않는 것은 앞으로도 실패하겠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5.

리더는 솔직해야 한다. 하지만 잘 나갈 때 솔직한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건 너무 쉬운 일이기 때문이다. 가만히 있어도 성공했어요 같은 말이나 다름없다. 솔직함은 힘든 순간에, 힘들다고 말하는 점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 억지로 힘들어질 필요는 결코 없겠지만 ) 안타깝게도 나는 아직 한 눈에 좋은 조직을 알아보는 법은 알지 못했지만, 시간을 두고 좋은 조직을 보는 법은 이제 터득한 것 같다. 그 조직이 실패에 대해서 얼마나 솔직한지를 보면 된다. 좋은 조직은 리더가 먼저 사람들을 모아 놓고 솔직하게 말한다. "야, 우리 이거 망했다." 말을 한다는 것은 나약함을 표출하는 것도 아니고, 방법을 팀원에게 강구하라고 다그치는 것도 아닌데도 말하지 못하는 것은 아마 두 세 가지 정도의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리더라는 사람이 평소 직원들에게 신뢰를 줄 만한 행실을 하지 못해서, 이 말로 인해 마지막 선이 끊어질까봐 노심초사 하기 때문이다. 밥줄이라고 하는 선마저 끊겨 버리면 더 이상 리더는 리더가 아니게 될 테니깐. 두 번째 이유는 리더도 그 직원들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직은 입사한 지 얼마 안 되서, 더 오랫동안 함께 한 동료가 아니라서, 힘들다는 얘기를 듣자마자 이탈해버릴까봐 두려워한 탓이라고 본다. 어느 쪽이든 결론은 같다. 망할 만 해서 망한 조직이라는 점이다. 리더가 리더답지 못할 때, 동료가 동료답지 못할 때, 무언가 망했다면 그 망한 이유는 사람에서 비롯된다.

 

6.

팀이 힘들다는 얘기를 듣고 나갈 사람이 있다면 그냥 내보내는 게 낫다. 그러고도 남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사람들이 진짜배기기 때문이고, 팀의 성장을 이끌어낼 주체기 때문이다.

 

7.

사람들은 사람들마다 의욕의 정도가 제각각 다르다. 능력의 정도보다 결속에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이 바로 이 의욕이다. 다른 한 사람의 능력이 떨어진다고 다른 사람들의 능력이 함께 저하되지는 않는다. 대부분의 조직에서, 조직원의 능력은 조직이 배양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터득한 것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사람의 의욕이 저하되면 모두의 의욕이 저하된다. 조직원의 의욕은 스스로 북돋는 것이 아니라 팀의 분위기와 사기, 그리고 가능성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능력과 의욕 중 한 가지를 보고 사람을 본다면 반드시 의욕적인 사람을 골라야 한다. 의욕이 없는 사람은 조직의 체계를 무너뜨리거나, 좋지 못한 체계를 잡는다. 스타트업이 성장하면서 자유로운 분위기가 사라지고 점차 규율과 규칙을 강조하게 되는 이유는, 의욕없는 사람들을 강제로라도 일하게 만들기 위한 일이다. 물론 이런 행위는 스스로 일하던 이들의 의욕을 저하시키니 결국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라고 생각한다.

 

8.

팀에 애정을 가져야 한다. 내가 당장 떠날 게 아니라면, 떠나기 직전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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