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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의 가소성 본문
1.
뇌는 가소성이 있어서 인류가 환경에 쉽게 적응하게 도움을 줬다. 뇌의 가소성이 얼마나 뛰어나냐면, 뇌는 이전에 없던 경험이나 감각 등을 정리하기 위해 새로운 영역을 할당하기도 하고, 반대로 기존에 있던 부위가 사고로 인해 절단되는 등 소실되면 그 부분을 담당한 뇌 영역을 다른 영역에 편입시켜, 다른 감각을 더 발달시킨다고 한다. 이런 특성 덕에 시각 장애인이 촉각이나 청각을 통해 사물을 쉽게 인지할 수 있는 것이며, 반대로 후천적으로 장애를 가진 사람 역시도 선천적 장애자와 마찬가지로 낯선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가소성 덕분에 인간은 매우 상이한 환경들 속에서도 자리를 잡고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고 하는데, 어떻게 보면 이것이 인간만의 독특한 생존 전략일 수 있겠다. 다만 이런 가소성은 짧은 시간 내에 빠른 적응을 돕는 것이기에, 아무래도 제한된 요소가 없지는 않다. 가령 이 가소성이 적절히 발휘되기 위해서는 외부 자극이 일정한 패턴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일례로 시각 장애인들에게, 시각을 대신할 모자 ( 편의 상 모자라고 쓴다. ) 를 제공한 실험이 있었다고 한다. 이 모자는 시각적 패턴을 해석해, 두피에 자극을 주는 기계 장치였다. 일정 시간이 지나자 사람들은 모자가 눈 앞의 사물을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걔 중 몇은 정말로 앞이 보였다고 말했다고 한다. 말도 안 되는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사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코로 냄새를 맡는 것도, 결국은 전부 일련의 전기 신호로 변환된다. 우리 뇌는 전기 신호를 각기, 시각, 청각, 후각 등 다른 감각으로 해석하고 있던 것이니, 두피에 자극을 주는 것도 전기 신호라고 치면 그것을 뇌가 시각으로 해석했는지도 모르겠다.
2.
반대로, 패턴이 없는 정보는 인간을 환경에 적응시키는 데에 아무런 쓸모가 없다. 그저 인간을 혼란스럽게만 만들 뿐이다. 그 정보가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걸 인지한 시점부터는 그저 잡음으로만 들릴 뿐이다. 만약 사람이 환경에 적응하고, 더 나아가 환경 속에서 탁월해지기 위해서는 패턴이 있는 정보를 습득하거나, 정보를 정리해 패턴을 이해해야 한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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