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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soo
하루 할 일 하기 본문
출근길에 뇌과학 영상과 각종 인사이트 글들을 보고 있다. 그러다가 오늘 하나 꽂힌 것이 있는데, 1의 365승은 여전히 1이지만, 1.01의 365승은 37 정도 되는 숫자가 된다는 글이었다. 뻔하다면 뻔한 글이지만, 사소해보이는 노력이 반복될 경우 큰 성장을 이룬다는 내용의 글이었다. 문득 옛날에 봤던 책이 떠올랐다. '원씽 - The One Thing' 이라는 책. 나한테 엄청난 인사이트를 준 책이었다. 그 때는 이 책의 단순한 법칙에 무척이나 감화된 적도 있었다 "10년 후에 대통령이 될 거야." 같은 두루뭉실한 말을 어떻게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정량화된 목표로 탈바꿈할 수 있을까에 관한 글이었는데, 요지는 간단했다. 다음의 논리만 따라가면 쉽게 이 책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10년 동안 무엇을 이루고 싶은가. 그러면 그 10년을 위해 각 5년 마다는 뭘 해야 하는가. 그 각 5년을 위해 각 1년 마다는 무엇을 해야하고, 다시 그 1년을 위해 한 분기마다, 한 달마다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리고 그 한 달을 위해 한 주, 그리고 오늘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리고 나는 그것을 했는가?
만약 했다면, 비록 10년은 먼 미래지만, 어쨌거나 목표에 가까워졌으리라. 다만 아직 안했다면 연쇄적으로 이번주, 한 달, 다시 1년, 5년, 10년의 목표가 연쇄적으로 파괴되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면 되는 것이다. 단순한 논리지만 10년이라는 추상적이고도 먼 미래의 일을, 마치 오늘 했냐 안 했냐는 직관적인 물음으로 바꾼다는 것에 큰 흥미를 느꼈다. 그래서 이를 바탕으로 이것 저것 내 인생 계획을 설계하던 시기가 있었다. - 하루를 놀면 10년의 미래가 망가진다는 생각은 당시 하지 못했다 - 그런데 내가 왜 그 시기를 잊고 살았을까. 돌이켜 생각하건대 10년의 일을 하루의 일로 단순화했다면, 그 다음은 그 하루를 할 것인가의 문제였다. 보통 목적을 얘기할 때면 해야만 하는 당위를 줄곧 얘기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얼마나 재미있는지 일 텐데, 나도 모르게 하루의 일을 얕잡아 본 모양이다. 쾌락은 적응된다. 한 번 즐거운 일은 앞으로도 동일한 즐거움을 가져다 주지 못한다. 인간의 뇌는 언제나 새로운 것에 재미를 느끼고, 또 새로운 것을 찾아 떠난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1.01 중 0.01에 해당하는 일이라고 무시할 게 못되건만, 나도 모르게 하루를 놀면 하루를 만회하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임했던 것 같았다.
그래서 23년은 새로운 목표를 가지고 시작했다. 하루에 하나의 글을 쓰고, 코드를 짜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리고 너무 먼 미래는 생각하지 않는다. 10년을 하루의 직관적 목표로 바꾸는 대신, 그냥 하루의 일만을 생각하고, 하루의 일을 하는 것을 목표로 다시금 정했다. 벌써 23년이 2월하고도 보름을 지났는데, 아직까지 내 목표는 순탄하다. 하루 하루 완벽하게 이행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하루 1개의 글을 쓰는 걸 40일 넘게 지속하고 있다. 인간은 15일 간 지속한 일이 습관으로 자리잡는다는데, 이 정도면 꽤나 순항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이 일의 즐거움은 오늘 했다는 자부심이 아니라, 오늘 함으로써 지금까지의 기간이 이어지고 있음에서 느끼고 있다. 링크드인에는 그렇게 쓴 글을 모아 책을 내신 분의 이야기가 올라 왔던데, 내 필력이 책을 낼 정도까진 아니더라도 결국 비슷한 일을 해냈다는 자신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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