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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부스트캠프

부스트캠프 5기 챌린지 1주차 회고

카카수(kakasoo) 2020. 8. 1.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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챌린지 1주차는 어땠는지?

시작부터, 부정적인 말을 하고 싶진 않은데, 좀 많이 어려웠다. 뭐, 어려운 것을 모르고 시작했겠냐만은, 어렵다, 노력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내 생각보다 노력의 양이 좀 많아서 고통스러웠다. 4일동안 타이머 측정 시간으로는 총 41시간을 프로그래밍에만 시간을 썼고, 금요일은 불금을 즐기자고 조금만 달려서 7시간을 했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금요일에 7시간 코딩한 것을 두고, '와 오늘 조금 했네.' 생각하니, 이건 부스트캠프에 세뇌당한 거 아닌가 싶을 정도의 학습량이었다.

 

부스트캠프는 강의를 따로 해주는 것은 아니다.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사람들을 전력질주하게 해주는 게 아닌가, 싶은 그런 교육 시스템이다, 자발적 공부에 가깝다. 하지만, 고작 4일임에도, 나는 이 방식이 전적으로 옳다는 데에 동의한다. 경험자, 또는 지금 함께 하는 5기 동료분들이 내 글을 읽는다면, "맞아. 맞아." 라고 생각할 것이고, 그런 게 아니라면 "뭐야, 가르쳐주는 거 없이 독학만 하는 곳이야?"라고 실망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무슨 말을 해도, 경험한 사람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돈을 내고 배우는 거라면, "아니, 돈을 냈는데 왜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지?" 라고, 당황했을 수도 있겠지만, 이 짧은 시간에도 난 내가 더 발전했음을 느꼈다.

 

공부라는 게, 잘 만들어진 문제 하나로도 될 수 있음을 느꼈다. 우리는 '문제'의 정의부터 다시 할 필요가 있다는 걸 느낀다. 내가 대학교 후배들을 가르친다고 해보자, 무엇을 가르칠까,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해주면 좋은 가르침은 아닐 것이다. 첫째로, 지금 내 지식이라고 해봐야 현업을 경험하지 않은, 그것도 1년도 공부하지 않은 애송이의 지식일 것이다. 내가 아는 바가 있다고 하더라도, 내가 직접 경험한 바는 아니기 때문에, 지식 전달의 의미가 퇴색된다. 둘째로 지금 전달해봐야 어차피 바뀔 지식이라면, 물고기보단 잡는 법을 가르치는 방식이 필요할 것이다. 마지막 셋째로, 후배들이 그 지식을 응용할 수 있게 만들어줘야 하는데 일방적인 전달은 그런 게 없다.

 

그런 의미에서 부스트캠프의 교육 방침은, 단순히 독학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독학을 배우는 곳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 22.06 부스트캠프를 수료하고 나서 2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거기서 배운 방식으로 공부를 하고 있다. ) 다만, 나처럼 초보자에게나 그렇다는 것이고, 이미 다 안다고 자부하는 사람들 입장에선 어떨지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엄청나게, 교육 효과를 누리고 있다. 솔직히 말해서 이건 정말 나를 위한 교육 시스템이다.

 

뭘 배웠는지?

교육 내용은 전달할 수 없지만, 이렇게라도 설명해보고자 한다.

 

1. ( 부스트캠프가 ) 잘 만든 문제를 준비한다.

2. 이 문제의 경험자는 거의 없는 수준일 것이고, 인터넷을 적극 활용해서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

3. 하루의 모든 시간을 총 동원해서라도, 못하면 밤을 새서라도 이 문제를 푸는데에 성공한다.

4. 알고보니 이 문제의 주제는 한 분야에만 걸친 게 아니라 다양한 분야를 관통하거나, 모든 분야의 기초가 되는 지식이다.

 

자기가 직접 프로그래밍 문제를 만들어본 적이 없다면, 이게 간단한 일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알고리즘 문제 하나 달랑 내는 거랑 차원이 다른 수준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느꼈다. 물론 지식이 이미 쌓인 사람이라면, 문제를 풀기 전에 이 문제가 어떤 걸 배우라는 의도로 고안된 문제인지 알지도 모르겠다. ( 22.06. 가령, 도서관 도서 대여 서비스를 만드는 걸 보면서, "아, 이건 hash map을 이용하라는 뜻이구나." 라는 식으로. ) 나에게는 그런 지식들이 전혀 없었다. 언어랑 꼴랑 알고리즘 하나 배우고 온 사람인지라, 여기서 푸는 문제가 곧 내 첫 CS 공부였다. JavaScript 라는 언어와 더불어, CS 지식을 함께 키울 수 있는 좋은 문제들이었다.

 

느낀 점

잘하는 사람이 정말 많다, 내가 항상 가슴 속에 품고 있는 말이, "나는 이걸 배운지 얼마 안 됐어!" 였다. 다만 이 말에 담긴 뜻은, "그러니까 내가 못해도 괜찮아." 라는 게 아니고, 일종의 자부심이었다. "나는 벌써 여기까지 왔어!" 라고 하는 자부심, 근데 여기에 있으면서 정말 대단한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되니 많이 꺾였다. 자기소개서를 쓸 때만 하더라도, 나는 할 수 있단 내용으로 점철을 해두었는데, 세상에는 놀라운 사람들이 많았다. 자부심도 좋지만, 자기 자신에 대한 객관적인, 메타 인지가 필요한 시점이 온 것 같다. 졸업하면 나는 그냥 졸업생이다, 그런데 내가 여전히 "나는 배운지 2년밖에 안됐어!" 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여기서 무언가 더 큰 성취를 해야 했다.

 

아직 1주차지만, 멤버쉽으로 가고 싶은 욕심은 커진다, 솔직히, 안 될수도 있다는 생각은 든다. 지인들은 걱정하지 말라고 하지만, 당사자인 내가 어떻게 걱정을 안하겠는가, 그냥 묵묵히 할 거 하고 공부하는 거지, 고민과 걱정은 매일 밤마다 하고 있다. 다만 어차피 공부해서 남 주는 거 아니고 내가 갖는건데, 설령 멤버십에 못가더라도 이 경험은 온전히 내 것이니 하는 거고, 결국 멤버십과 무관하게, 어차피 나는 공부를 해야 했던 거니까, 지금의 경험에서 최대한 많은 걸 배우려고 하고 있다. 만약 이 배움이 도움이 되는 것이었다면, 멤버십에서 무사히 도달할 수 있겠지.

 

그래도 멤버쉽에 가고 싶다는 생각은, 정말 사라지지 않는다. 물론, 내가 경험이 부족해서 그럴 수도 있다, 다른 걸 많이 경험해보지 못해서 우물 안 개구리처럼, "아, 부스트캠프 너무 좋다." 이 말만 되풀이하는 걸 수도 있는데, 어쨌거나, 이게 나를 얼마나 발전시켰는지 모른다. 주변 사람들한테도 추천해주고 싶다. 내가 여기서 무얼 배웠는지는 나중에 정리해서 올릴 생각이다. 하지만 부스트캠프와 연관성있다는 언급조차 하지 않을 생각이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전달할 생각이 전혀 없다, 야속하다고 느껴도 어쩔 수 없다. 이번에 지원한 사람들이 천 단위를 넘는데, 내부 사람이 외부로 정보를 전달하면, 캠프의 취지를 훼손하게 될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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