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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래밍/Groth hacking

알림 기능에 대한 고민

카카수(kakasoo) 2022. 8. 24.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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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그로스 해킹에 대해서 배운 탓에, 회사에서 일하던 것에도 동일한 고민을 할 수 있었다. 고민하는 게 재밌는 건 오랜만의 일이라, 협업하고 있는 디자이너 겸 기획자님에게도 내 고민을 공유했다. 함께 고민했으면 하는 마음과 함께, 이 분께서도 이 재미를 느낄 수 있기를 바랐다. 내가 하고 있는 고민은 아래와 같다.

 

정작 만들었는데 아무도 안 쓰면?

우리는 알림 기능을 세분화해서 제공한다. 각 기능마다 알림 기능이 있고, 이 기능을 원하는대로 ON/OFF할 수 있다. 만약 우리가 만든 기능 중 대부분의 유저가 알림을 끄고 있다면 우리는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알림 기능은 대부분 서비스가 제공하는 기본적인 기능이기 때문에 유저들의 사용이 저조하다고 해서 없애자고 할 기능은 아니다. 하지만 그건 알림이라는 큰 카테고리 내에서나 가능한 소리다. 기능마다 메일이나 카카오톡으로 알림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중요도가 낮은 기능의 경우에는 대부분의 유저가 알림을 끌 수 있다. 만약 정말로 대부분의 유저가 알림을 끄고 있다면, 그건 우리가 불필요한 알림을 만들었다고 봐야 하는 것 아닌가?

 

필요성을 전혀 못느낄 알림, 예를 들어, 로그아웃 시 카카오톡 알림을 준다고 해보자. 유저는 이런 걸 굳이 알림으로 받고 싶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알림을 끌 것이다. 우리 입장에서는 우리 서비스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생각하여 이런 걸 만들 수 있었겠지만, 대부분의 유저는 이런 걸 왜 만들었냐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기획부터 개발까지의 인력을 낭비한 것이나 다름없다. 다행히도 내가 2,000명의 유저 데이터를 꺼낸 결과 우리는 대부분의 유저가 알림을 ON으로 체크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기서 대부분이라는 건, 거의 100%에 가까운 수치였다. 우리 알림은, 정말로 필요한 것만 딱 제공해주고 있는 셈이다. 물론 이게 한 달 후에 어떻게 변화할지는 모른다. 아직 알림은 2주 정도 밖에 되지 않은 기능이고, 유저들이 끌 필요성 이전에 어떻게 끄는지도 모르고 있을 수 있다. 두고봐야 할 일이다.

 

정말 필요한 것만 만드는 것도 능력

우리에게 자원은 너무나 한정적이다. 기획부터 개발까지의 전 프로세스에서 인력은 고작 8명이다. 이 중 기획, 디자인, R&R을 담당하는 분들을 제외하면 서비스 개발자는 4명이다. 4명의 개발자로는 우선순위가 높은 기능들부터 빨리 빨리 쳐내는 것만 하더라도 답이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기획 측에서는 정말 필요한 것만 선별해서 만드는 능력이 필요하고, 개발 측에서는 기획적으로 완성된 것도 데이터 관점에서 재고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기획자들에게 물어볼 수 있어야 한다.

 

이게 정말로 필요한 것인지, 필요하다면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며, 또 어느 정도 비율의 유저가 필요로 하는지, 그 유저들의 우리에게 제공하는 매출은 어느 정도인지 물어봐야 한다. 꼭 고쳐줘야 하나? 그게 우리가 일하기 싫어서 하는 질문만은 아닐 것이다.(...) 사실, 개발을 하지 않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일 수도 있다. 정말로 개발해야 하는가? 개발이 만약 의학이라면 수술에 해당할 것이다. 보이는 환자마다 족족 수술을 할 수는 없다. 기획적으로 풀 수는 없는가, 사실 UX 문제는 아닌가 끊임없이 되물어야 한다. 좋은 개발자라면, 개발을 잘하는 것을 넘어, 개발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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